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추운 겨울에 아이들과 연을 날리다

엉클샘 발행일 : 2018-12-27

추운 겨울에 아이들과 연을 날리다

연날리기

지난 주말에 딸이 어린이집에서 만들어온 연을 날리자고 보채더군요. 춥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연 날릴 곳도 마땅치 않아서 딴청을 피웠는데 아이가 집요하게 떼를 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연을 들고 나왔습니다. 하늘도 꾸리꾸리한게 피곤한 제 기분과 깔맞춤한 것 같네요. 


처음에는 바람이 안 불어서 아이가 연을 들고 뛰어야 했습니다. 뛰면 잘 날다가 멈추면 그대로 꼬꾸라지기를 반복하다가 아이가 지쳤는지 저에게 주더군요. 저도 옛 추억을 회상하며 연을 날려봤습니다. 생각보다 잘 나는게 날릴 맛이 났습니다. 옛날에는 대나무를 휘고 움지이지 않게 풀로 붙이곤 했었는데 요즘은 나무 작대기 꽂는 홈도 만들어져서 나오고 균형도 알아서 잘 잡혔더군요. 조금만 수고하면 멋진 연이 날릴수 있어서 편리하긴 했습니다.


날리다보니 어느새 연 날리기에 푹 빠져버린 제 모습이 보이더군요. 아이가 연을 다시 달라고 말해도 못 들은 척 더 높이 날려보았습니다. 조금 더 누리고 싶었는데 아이가 삐질 기미가 보이길래 얼른 얼레를 아이에게 쥐어 줬네요. 아쉬웠습니다.


연날리기

오후 3시 경이었는데 해가 벌써 저만치 내려왔습니다. 그 덕에 아이의 연이 해까지 닿았네요. 마침 바람도 조금 불어주어서 가만히 있어도 연이 알아서 날아주었습니다. 추운 날씨에도 꿋꿋이 연을 날리는 딸을 보고 있자니 저 어릴 때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. 한 겨울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친구들과 얼음판에서 하루종일 놀았었는데 그 기억을 떠올리고 보니 아이가 나가고 싶어서 떼를 쓴게 백번 이해가 가네요. 방 안에만 있었으니 많이 답답했을 건데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.


한 시간 정도 연을 날렸는데 도저히 추워서 못하겠더군요. 한 시간만에 벌써 들어가기가 미안했지만 맛있는 것을 사준다고 아이를 설득해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. 어쨌든 잠시동안의 연날리기로 바람도 좀 쑀고 기분전환도 한 것 같아서 상쾌하긴 하네요. 추운 날씨가 좀 가시면 오랫동안 밖에서 놀아주어야 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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